필리핀에서 갑자기 한국에 대한 분노 글 폭발 중인 이유
- 핫이슈
- 2020. 9. 11. 12:51
필리핀은 한류의 열기가 뜨거운 나라입니다. K팝과 한류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은 데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각종 한류 행사가 취소된 상황에도 비대면 한류 행사가 큰 인기를 모았지요. 지난 8월 '피노이 K팝 스타 역대 우승자와 함께하는 온라인 미니콘서트'의 조회수는 3만 건을 넘었고 최다 동시 접속자 수도 4천 명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필리핀의 온라인은 한국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습니다. #CancelKorea#ApologizeKorea의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지요. 필리핀 네티즌들이 말하는 사과와 취소는 무엇일까요?
코로나도 비껴간 한류열풍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은 필리핀 출신의 한 인플루언서가 올린 문신사진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40만 명을 넘고 틱톡 팔로워 역시 15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필리핀계 인플루언서 벨라 포치는 최근 틱톡에 공유한 댄스 영상에서 자신의 팔에 한 문신을 짧게 내보였는데요. 이 문신은 붉은 심장에서 16개의 광선이 뻗어나가는 모양으로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이 되었습니다.
짧은 동영상이었지만 벨라 포치의 왼쪽 팔에 새겨진 욱일기 문양을 발견한 한국 네티즌들은 실망의 목소리를 냈고 해당 영상에는 약 15만 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필리핀 역시 우리나라와 같이 일제의 식민지 경험이 있는 국가인데 욱일기에 대한 인지도와 역사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아쉬움과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지요.
이후 포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역사에 대해 잘 몰랐고 그것을 알고 난 후에 문신을 지우기 위해 예약을 잡았다"라며 "잘 알아보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럽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사과의 글을 올렸습니다.
더불어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하와이에서는 욱일기 문양이 옷이나 자동차, 액세서리 등에 자주 사용되고 있다면서 역사적 의미를 모른 채 사용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실제로 벨라 포치는 필리핀계 미국인으로 현재 하와이에서 거주 중입니다.
하지만 벨라 포치의 해명과 사과로 일단락될 수 있었던 해당 논란은 일부 한국 네티즌들의 악의적인 댓글로 인해 '인종차별'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벨라 포치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국민의 외모와 교육수준 등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기 때문인데요. 벨라 포치 개인을 넘어 필리핀 국민 모두에 빗대어 "가난한 나라", "작은 민족", "멍청하다", "못생겼다", "교육수준이 낮다"라는 등의 비하 발언을 일삼았습니다.
이 같은 인신공격성 발언이 이어지자 필리핀 네티즌들 역시 반격에 나섰습니다. #CancelKorea#ApologizeKorea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을 통해 한국 네티즌들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는데,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평소 한국인들에게 받은 인종차별에 대한 경험담까지 나오면서 반한감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사건의 시발점이 된 벨라 포치 역시 자신을 공격하는 것은 괜찮지만 "필리핀 사람들을 공격하고 비웃는 것은 참지 못한다"라고 반격하고 나서면서 일명 '캔슬코리아' 운동에 불씨를 지폈는데요.
한 필리핀 네티즌은 "한국인은 일본이 한 짓을 갖고 역사를 잊지 못한다고 하지만 필리핀이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에 맞서 참전한 것은 잊었다"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BTS의 2018년 뉴욕유엔본부 연설을 거론하며 "인종차별을 하지 말라는 그들의 말은 궤변이었다"라고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instagram@bella.poarch
한편 벨라 포치의 인스타그램에는 지난 2018년 한국에 대한 애정이 담아 게재한 게시물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벨라 포치와 필리핀 사람들의 마음이 한순간에 돌아선 것은 단순히 이번 논란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평소 묵혀둔 서운함과 불만이 곪아 터진 것이라면 앞선 사건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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